1866년 〈제너럴 셔먼〉호의 사건으로 한국과 역사적 인연이 닿은 미합중국은 20세기에 들어와서야 비로소 8.15 광복과 한국동란으로 인해 우리나라와 운명적인 관계를 맺었다. 5.16 군사 쿠테타와 5.18 민주화 운동 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지난 반세기 동안 미국은 정치, 경제, 교육, 문화, 과학, 군사 등 제 분야에서 명실공히 전통적인 맹방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한국사회는 미국과의 관계를 통해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자본주의를 한국적으로 이식하면서 놀라운 발전을 거듭해왔다. 그러나, 최근 9.11 사태를 겪으면서 미국에 대한 인식은 우리나라에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커다란 변화를 겪고 있다. 이라크 전쟁과 아부그라이브 수용소의 포로학대, 쿠바 관타나모 기지에서의 인권탄압, 그리고 최근에 드러난 유럽 도처에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진 비밀감옥은 지금까지 자유민주주의 상징으로서의 미국의 이미지를 크게 훼손하였다. 또한 뉴올리언즈 사태에서 보여준 미국의 위기대처수준은 제3세계와 다를 것이 없다는 비판이 일면서 미국의 신뢰는 국내외적으로 크게 실추되었다. 다문화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미국은 여전히 백인중심의 일방중의를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